*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책 소개 글에 ‘씨앗의 신비’라는 구절을 써놓고 고민했다. 하루를 덤덤하게 살아내는 것만도 다행이라 여겨지는 삶 속에서 신비라는 단어가 자칫 허황되고 진부한 수식어로 느껴질까 해서다. 그러나 대체어를 찾지 못했다. 이 책을 작업하며 주위 식물과 씨앗을 새로운 눈으로 만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번번이 이런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 신비롭다!”
『씨앗 속에서』라는 지도를 들고 탐험가가 된 것 마냥 둘레의 씨앗을 관찰했다. 특히 책 속의 시리아관백미꽃 씨앗과 흡사한 박주가리 열매를 보았던 날을 잊을 수 없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열매 속에 실크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홀씨가 빼곡했다. 가을 햇살 속에 그 낱낱의 홀씨가 둥실둥실 퍼져나가는 풍경이 눈부셨다. 여린 씨앗을 보듬다 세상 밖으로 내보낸 뒤 마침내 두 쪽으로 갈라진 열매 하나도 애틋하고 대견할 수밖에 없었다.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생김새도 천차만별이지만, 씨앗 하나하나는 오롯한 자신으로 존재하려는 치열한 노력의 결과물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 더불어 지구상의 모든 존재들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씨앗은 그 자체로 작고 정교한 신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독자들이 『씨앗 속에서』를 통해 미처 몰랐던 하지만 이미 우리 곁에 넉넉하게 주어진 삶의 신비를 만났으면 한다.
열매하나 편집자 천소희
지구는 거대한 흙덩어리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셀 수 없이 많은 꽃과 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동물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터전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다채로운 유전자의 조합으로 탄생하고 숲, 들판, 사막, 호수, 바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이 경이로운 다양성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존재, 균형, 삶의 질을 지켜주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벌새는 몸무게가 2~20그램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새입니다. 자그마한 몸으로 빠르게 날갯짓하는 모습은 놀라울 따름이죠. 특히 벌새는 다른 새들과 달리 앞뒤는 물론 모든 방향으로 날 수 있습니다. 그토록 여러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벌새는 매일 꽃 60송이 분량의 꿀을 먹어야 합니다.
식물은 진화 과정에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하고 기발한 전략을 세웠는데 그 핵심이 바로 씨앗입니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무쌍한 씨앗은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환경에서도 놀라운 적응력으로 싹을 틔웁니다. 원산지와 먼 장소에서 같은 종류의 식물이 발견되는 이유입니다.
델피니움 페레그리눔 씨앗의 표면에는 비행을 도와주는 겹겹의 얇은 조각들이 있습니다. 그 모습이 흡사 현대적인 건축물처럼 보이는 이유는 실제로 많은 건축가가 이러한 자연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기 때문입니다.
2007년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시베리아의 툰드라에서 같은 실레네 속인 실레네 스테노필라Silenestenophylla의 씨앗이 발견됐습니다. 오래전 이 지역에서 살았던 다람쥐가 지하 굴에 저장해둔 것으로 분석 결과 무려 3만 년 전 씨앗이었죠. 러시아 과학자들은 여러 노력 끝에 씨앗을 살리는 데 성공하여 완벽한 꽃을 피우고 씨까지 거두었습니다.
거대한 저장소에는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거의 모든 종류의 씨앗이 수집, 보관되어 있습니다. 씨앗 은행을 만든 이유는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식용 식물, 멸종 위기 식물, 자생종 식물 씨앗을 자연재해나 전쟁 같은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은이 | 베티 피오토 Beti Piotto
아르헨티나 농학자. 식물 다양성, 씨앗과 나무 번식 전문가로 여러 관련 도서를 출간했다.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국립대학, 레바논 환경부에서 근무하며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를 위해 온두라스에서도 활동 중이다. 이탈리아 국립 섬유소 종이 연구소, 환경부 및 기술고등 연구원에서 일했으며, 2018년에 이탈리아 산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임명되었다. 아르헨티나 공화국 대통령 과학 명예 디플롬, 이탈리아 농민연합 여성 전문가상, 아르헨티나 과학기술생산혁신부 뿌리상 등을 수상했다.
그린이 | 조이아 마르케지아니 Gioia Marchegiani
로마 유럽디자인학교 일러스트과를 졸업한 뒤 그림 작가로 활동하며 수채화를 가르친다. 고양이 두 마리, 기니피그 두 마리, 육지거북이 네 마리와 함께 살며 산책과 정원 가꾸기를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는다. NaturArte 2019 자연주의 일러스트레이션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하고, 2017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일러스트 전시작가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여러 상을 받고 전시회를 가졌다. 자신이 설립한 세미디카르타Semidicarta(종이씨앗) 협회에서 교육 및 창작 활동을 통한 환경보호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옮긴이 | 김지우
이탈리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에서 유럽연합지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요 번역 작품으로는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과 ‘나쁜 사랑 3부작’, 『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이 있다. 그 외에도 로셀라 포스토리노의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2019년 이탈리아 스트레가상 수상작 산드로 베로네시의 『허밍버드』 등 다수의 작품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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