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의 문화를 상징하는 '군'에서, 그것도 우리나라 최초의 여군 헬기 조종사로서 화려한 비상보다는 서글픈 차별을 더 많이 겪으며 지금도 황산벌 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서 있는 나. 30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무엇이 남아 있을까? 그토록 사랑했던 군, 그리고 후배들에게 내가 지나온 길의 흔적을 보여 주고 싶다. 그들만큼은 다시는 이런 길을 가지 않도록, 아니,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더라도 나보다 더 현명하고 씩씩하게 가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그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