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야, 사람들의 부질없는 욕망과 이기심에 대해 대신 용서를 빌고 싶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대한민국에 있는 동안 너는 얼마나 네 고향으로 가고 싶었을까? 그때 6?25전쟁까지 일어난 이 나라에서 사람들과 함께 나라 걱정도 많이 했겠지? 하지만 너는 부산에서 지냈기 때문에 위험하거나 큰 피해는 입지 않아서 다행이야.
해수야, 바다거북인 해수야.
몸은 지금도 이 나라에 있지만 아마 네 영혼은 진즉 너의 고향으로 돌아가 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안녕. 너를 잊지 않을게.
어느 날 새벽에 나는 할머니가 되었어요. 그땐 기분이 참 묘했답니다. 기쁘기도 했고, 이제는 늙었구나 하는 씁쓸함도 있었지요. 태어난 그 아이는 내 집에서 자라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여기에 실린 오십 편의 글들은 그 아이와 살면서 생겨난 이야기들이지요. 그래서 이 동시집에는 아이의 마음과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살아서 숨쉬는 동심을 옮겨 놓았다고나 할까요? - 머리말 중에서
여러분들도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에코 백을 들고 다니면 좋겠어요. 땅이나 바다에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말고요.
공장에서 나오는 독이 든 물을 몰래 냇가나 강으로 흘려보내는 일도 없어졌으면 합니다. 사람들과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땅과 물과 공기가 맑고 깨끗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동화에 나오는 예쁜 두루미가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 갈 수 있길 바랍니다. 두루미가 맑은 물가에서 깨끗한 먹이를 삼키며 오래오래 이 땅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친구들이나 가족들 사이에서 우리는 종종 오해를 겪는 경우가 생깁니다. 상대방과 생각이 달라서 생겨날 수 있고요. 상대방을 그릇되게 생각하거나 그 뜻을 잘못 알아 오해를 할 수가 있지요.
오해 때문에 가족 간에 남남이 되어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친구들 간에도 마찬가지이고요.
오해란 어느 쪽 입장이든 억울하기 짝이 없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일이 생기면 오해를 풀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오해는 풀지 못하고 영원히 끝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곧 풀릴 수도 있어요. 오해를 했을 때 그게 아니라고 상대방이 이유를 설명하면 우리는 곧 이해해 줘야 해요. 고집을 부리며 받아 주지 않다가 서로의 마음을 더 크게 다칠 수도 있을 테니까요.
혹시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 아닌 사람과 도깨비와의 불가능한 사랑을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나는 그런 불가능한 이야기를 이 글에 담아 보았습니다. 쉽게 얻어질 수 없는 소중한 그 무엇을 우리 아이들에게 담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헤어지듯이 사람과 도깨비도 헤어지고 맙니다. 어쩌면 영영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들은 서로 오래오래 잊지 않고 살아갈 것입니다. 잊지 않겠다는 것은 기다리는 힘이 되어 주고, 만남을 꿈꾸게도 만들겠지요. 그리움을 달랜 오랜 기다림은 틀림없이 마음의 보석이 되어 훗날 그들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부디 도깨비 누나와 근주의 소중한 만남처럼 이 책이 독자들과 오래오래 이어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늦가을 꽃밭에서 나는 맥문동 씨를 받았어요. 그날 까만 씨앗들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바라보았어요. 씨앗들은 윤이 나고 반들거렸지요. 그 까만 씨앗들을 방에서 말리면서 깨달았지요. 겉모습은 그냥 씨앗이지만 그 안엔 엄청난 것들이 들어 있다는 것을.
그 씨앗의 이야기를 어린이 여러분에게 들려 주고 싶었어요. 훗날 씨앗들이 흙을 만나면 싹이 돋고 꽃을 피우고 보람 있는 결실을 맺게 될 거라고요. 그러므로 씨앗의 겉모습만 보지 말고 숨어 있는 꽃 색깔의 아름다움과 약이 되는 뿌리의 당당함과 초록 잎들을 인정해 주면서 바라보자고요.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뿌연 안개꽃처럼 꿈과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냉이꽃. 누구 하나 돌봐 주는 이 없어도 건강하고 꿋꿋하게 피어 있는 꽃들. 그런 냉이꽃을 보면서 ‘아빠, 냉이꽃 예쁘지요’란 짧은 동화를 쓰게 되었어요.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지만 자존심과 뿌리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어린이를 상상해 보면서요.
냉이꽃의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예요. 꽃말 역시 멋있고, 가슴에 와닿았지요.
여러분도 나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대상이 있는지, 있다면 그게 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선생님은 또 보통 사람입니다. 놀라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결혼도 하지요. 하지만 선생님은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어느 한 아이만 예뻐한 것처럼 보이지만 선생님 마음속엔 모든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똑같이 담겨 있습니다.
아주 오래오래 전에 내 동시 「금붕어」를 동요로 만들어 줬지요. 그걸 불러 보면서 다른 동시들도 작곡을 해 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바람이 이뤄졌네요. 동화쓰기로 인연을 맺은 우리가 동요로 더 깊은 인연이 되었습니다. (……) 어린이들에게 동요가 점점 관심 없어지는 이 시대에 <어린이 도서관>이란 노래가 즐겁게 불리어지면 좋겠지요? 도서관을 드나들 듯 흥겹고 행복하게요.
묵은지는
오래된 김장김치
여름날 밥에 물 말아서
배추 묵은지 얹어 먹으면
개운하고 깊은 맛에 입맛 살아나요.
나는 새 김치를 좋아하지만
우리 할머니는 묵은지가 최고래요
여행 떠날 때도
짐 가방 안에 묵은지 한 포기 넣은 후
흐뭇한 마음으로 데리고 가지요.
--글쓴이의 동시, 「묵은지」
그날 나는 작은 풀꽃 앞에서 깨달음 하나를 얻었어요.
풀꽃은 모란꽃처럼 화려하지 않지요. 풀꽃은 장미처럼 향기가 진하지도 않고요. 풀꽃은 잘난 꽃들 속에 끼어들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그 풀꽃은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꽃을 피워 낸 거였어요. 보라 빛깔의 꿈을 이루어 낸 것입니다.
곧바로 나는 「일 년에 한 번은」이란 동시를 썼어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소외되고, 부족함이 많은 어린이라도 누구나 한 번은 이 풀꽃처럼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었어요. 이 책엔 「일 년에 한 번은」을 포함해서 육십 편의 동시들이 들어 있어요.
엄마는 흰민들레 씨앗을 혼자 차지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나눌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나눔’이란 내가 조금 덜 가지는 것. 누군가를 위해 내 것을 내놓는 일입니다. (…) 나눔은 또 실천으로 옮겨져야만 사랑이 싹틀 수 있어요. 좋은 친구와 좋은 이웃도 될 수 있고요. 그 실천이 어렵기는 하지만요. 이 동화에선 엄마가 실천하지 못한 ‘나눔’을 바람이 대신해 줬어요. 바람의 ‘나눔’으로 피어난 흰민들레꽃들을 만나 보세요. 그 꽃들이 진 자리엔 분명 나눔의 씨앗이 맺혀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