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해를 보며 ‘지구의 몰락’이 멀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이 같은 환경 문제를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어떤 학문도 존재이유가 없습니다. 제아무리 훌륭한 학문이라 한들 지구가 바다로 침몰한 뒤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과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 문화 예술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 깊은 바다로 침몰하는 ‘지구 호’를 구출해야 할 때입니다. 여기에는 보수와 진보도, 우와 좌도 별다른 의미가 없고 오직 힘을 합쳐 지혜를 짜내는 노력만이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나는 이 책에서 한국의 문학과 문화에서 눈을 돌려 좀더 넓은 안목으로 생태의식을 살펴보려고 했다. 중국과 일본 같은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북아메리카 대륙에까지 관심의 폭을 넓혔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위기나 생태계 위기는 어느 한 나라 한 문화권의 노력만 가지고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한 독일 사회학자의 말대로 빈부에는 계급이 있을 수 있지만 공해는 민주적이어서 지구촌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지구촌의 주민들이 함께 지혜를 짜내고 힘을 모으지 않고서는 그 위기를 극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인류 역사에 걸쳐 지금처럼 국가간의 협력과 공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도 일찍이 없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놓여 있던 무역과 금융의 벽은 베를린장벽처럼 허물어버렸지만 환경문제에 관한 그 벽은 아직도 만리장성처럼 견고하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류 정신의 아름다운 꽃이라고 할 고전에 이르러서는 동양과 서양의 거리는 더욱 좁아진다. 동양과 서양의 고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두 고전이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좀더 꼼꼼히 따져보면 비록 세부적인 차이는 있을 망정 두 문화 사이에는 차이점 못지않게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서양 고전과 마찬가지로 동양 고전에서도 삶의 나침반으로서 우리에게 주는 지혜나 슬기가 그야말로 보석처럼 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서양 고전이 황금이라면 동양 고전은 비취와 같다.
이 책에서는 고전 작품의 줄거리를 요약하기보다는 오히려 작품을 쓴 역사적 배경, 작품의 주제, 작품의 문학적 의의 등 해제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필자는 독자들이 고전에 대한 주요한 정보를 미리 읽고 난 뒤 고전 작품을 직접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전채이든 후식이든 이 책이 서양 고전이라는 험난한 산에 오르려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세계화 시대에 산다지만 서양의 것이건 동양의 것이건 무조건 남의 나라 것에만 매달리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남을 알고 나를 알면 싸움마다 이길 수 있다." 하는 손자의 말은 비단 전쟁에만 통하는 말이 아니다. '나'의 것을 제대로 알고 '남'의 것을 알 때 참다운 의미의 세계화가 이루어진다.
언어학자들과 철학자들의 이론은 지나치게 체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좀처럼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마치 살아 있는 나비를 잡아 유리 상자 안에 보존해 놓은 것과 같다고나 할까. 이 꽃 저 꽃 날아다닐 때에는 그토록 아름답던 나비가 싸늘한 시체로 변해 버린 것처럼, 은유와환유도 일단 언어학자들과 철학자들의 손에 들어가면 금방 생기를 잃고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개구리를 죽이지 않고서는 해부 실험을 할 수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언어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은유와 환유의 육체를 분석하려는 나머지 그 영혼에도 칼을 대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들의 이론에서는 왠지 알콜 냄새가 짙게 풍긴다.
철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이 그 동안 다져놓은 그 토대 위에 이제는 문학가들이 나서 집을 지을 차례가 되었다. 시체처럼 싸늘하게 식은 은유와 환유를 다시 살려내어 피를 통하게 하고 숨을 쉬게 만드는 것은 바로 문학가들이 맡아야 할 몫이다. 문학가들은 언어학자들이나 철학가들보다 비유 뒤에 숨어 있는 작가의 의도나 동기에 훨씬 더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피츠제럴드는 오 헨리처럼 타고난 단편 소설 작가이다. 흥미로운 플롯, 매력적인 작중 인물들, 서정적이고 산뜻한 문체, 영화와 연극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실험적인 기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설득력 있는 주제가 이 점을 잘 뒷받침한다. 그의 단편 작품은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하고,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적이다. 그가 쓴 단편 작품에는 분명히 옥석이 뒤섞여 있다.그러나 160여 편의 작품 가운데에서 줄잡아 열대여섯 편은 미국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문학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주 훌륭하다. 글자 그대로 그야말로 주옥같은 작품이다. 피츠제럴드는 에드거 앨런 포를 비롯하여 나사니엘 호손과 허먼 멜빌 같은 미국 작가들이 처음 수립한 단편 문학 장르를 굳건한 발판에 올려놓았다. - 김욱동 (옮긴이)
피츠제럴드는 오 헨리처럼 타고난 단편 소설 작가이다. 흥미로운 플롯, 매력적인 작중 인물들, 서정적이고 산뜻한 문체, 영화와 연극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실험적인 기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설득력 있는 주제가 이 점을 잘 뒷받침한다. 그의 단편 작품은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하고,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적이다. 그가 쓴 단편 작품에는 분명히 옥석이 뒤섞여 있다.그러나 160여 편의 작품 가운데에서 줄잡아 열대여섯 편은 미국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문학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주 훌륭하다. 글자 그대로 그야말로 주옥같은 작품이다. 피츠제럴드는 에드거 앨런 포를 비롯하여 나사니엘 호손과 허먼 멜빌 같은 미국 작가들이 처음 수립한 단편 문학 장르를 굳건한 발판에 올려놓았다. - 김욱동 (옮긴이)
우리나라는 환경과 생태문제에서 남다른 데가 있다. 중국만 하더라도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다. 인도의 사상은 공(空)이지만 중국의 사상은 유(有)라는 말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공자의 유가 철학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노자나 장자의 도가 철학조차 현실적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는 일본도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들 나라와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는 좀더 자연 친화적이라고 할 만하다. 이러한 결론은 민족주의나 국수주의에서 나온 유치한 발상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 문화 현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연과 환경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 위기와 생태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그 비결도 어쩌면 우리 전통문화 속에서 찾을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