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1년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의 벨몬테에서 태어났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1619년)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26세였던 162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인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마 가톨릭교의 다른 사제들과 자주 갈등을 일으켜 부임지를 이곳저곳 옮겨 다녀야 했다.
1937년 『영웅(El Heroe)』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왕성한 저작 활동을 펼쳤다. 대표작이자 한국에 가장 많이 소개된 『세속적 지혜의 기술(El Ora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스페인어를 직역하면 ‘신탁 편람과 신중함의 기술’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을 얻는 지혜’, ‘지혜의 말’ 등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권에서 발타사르 그라시안 붐을 일으킨 번역본의 제목은 ‘The Art of Worldly Wisdom’이었다. ‘세속적 지혜의 기술’은 이 영어판 번역본의 제목을 옮긴 것이다)을 비롯하여 세상살이에 관한 조언을 담은 에세이와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소설을 다수 발표했다. 로마 가톨릭 사제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작은 종교에 관해서는 극히 제한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종교적이고 추상적인 윤리의식에서 벗어난 현실적 도덕관을 피력해 대중의 호응을 얻었으나, 당대의 지식인과 성직자들로부터 반감을 샀다. 말년에 그는 가톨릭계로부터 교회의 승인 없이 책을 출판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아 처벌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1658년 예수회에서 탈퇴하겠다고 청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같은 해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