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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스물두어 살 무렵 격렬했던 소작쟁의의 뜨거운 기억을 품고 암태도를 찾아갔던 것이 처음이었다. 타자로서 접근했던 섬은 발길이 잦아지면서 섬과 섬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었다. 섬은 거대한 바다 위에 버티고 선, 작지만 큰 또 하나의 뭍이었고, 작은 우주였다. 그 공간에서 섬사람들은 파도와 바람으로 일상을 빚고 김과 미역으로 삶을 엮으며 살고 있다. 그런 삶의 풍경에 매혹되어 섬과 바다를 떠돈 지 어느덧 서른 해가 다가온다. 어느 샌가 자신의 삶까지 어민들의 생태 시간에 맞춰지고 있다. 봄에는 숭어를 잡는 어부가 되고, 여름에는 민어를 찾았다. 가을에는 낙지를 찾아 갯벌을 헤매고, 겨울에는 널배를 타고 꼬막을 캐는 아낙이 되기도 했다. 섬이 품고 있는 가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 속에 깃들어 있는 지혜, 뭍에서 파괴된 오래된 미래가 바다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갯살림과 섬살이의 지혜를 찾고 있다. 그것이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물려주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어촌사회학》 《김준의 갯벌이야기》 《어떤 소금을 먹을까》 《바다맛기행》 《섬 : 살이》 《물고기가 왜?》 《섬문화답사기》 (여수 고흥편, 신안편, 완도편, 진도 제주편)라는 책을 출간했다. 지금도 갯벌과 바다, 섬과 어촌을 찾아 그 가치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오래된 미래가 섬과 갯벌에 있다고 굳게 믿는 ‘섬의 남자’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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