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2020년까지 숭실대학교에서 ‘서양정치사상’, ‘문명론’, ‘문학과 정치’ 등을 가르쳤다.
존 스튜어트 밀의 정치사상을 집중 연구하면서 그에 관해 네 권의 책을 썼다. 밀의 사회주의사상을 음미한 《자유의 본질과 유토피아》(1995), 밀과 플라톤의 자유론을 비교 분석한 《자유의 미학》(2000), 그리고 밀과 토크빌의 삶과 민주주의 이론을 총체적으로 구명한 《위대한 정치》(2017)와 《민주주의》(2020)가 그 책들이다. 이 밖에 ‘칠레식 사회주의’를 따뜻하게 소개한 《다시 시작하는 혁명》(1991)과 포퓰리즘 현상을 비판적으로 논구한 《포퓰리즘》(2008)도 출간했다.
밀의 저작에 앞서 하이에크의 《법, 입법 그리고 자유 III》(1997)과 토머스 힐 그린의 《윤리학 서설》(2004)도 우리말로 옮겼다.
가치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를 하자면 아무래도 플라톤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나아가 플라톤이 당시 아테네 사람들이 자랑스레 내세우던 민주적 자유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했던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올바른 가치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그런 자유는 '멋대로 자유'가 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는 대목에 이르면 누가 플라톤이고, 누가 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다시 없는 상극일 것 같은 플라톤과 밀이지만, 자유에 관한 한 그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자유와 가치에 관한 두 사람의 생각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에 매답렸다. 가치를 배제한 채 자유만 부르짓는 현대 자유주의 철학적, 윤리적 모순을 드러내고 싶었다. 덧없는 욕망의 신화에 사로잡혀 '동굴속의 삶'이 아름답고 자유롭다고 찬미하는 현대인에 대해 경종울 울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