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여행 아주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중국에서부터 인도까지 10만 8000리를 삼장 법사 일행을 따라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아름다운 마을, 무서운 숲 속, 불타는 사막, 으리으리한 궁전, 높고 얼어붙은 산길이 있는 여러 나라를 지나갑니다. 그 속에는 친절한 사람들도 있지만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려는 요괴들이 길목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 산 너머 또 산, 강 건너 또 강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아름다운 경치와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따스한 잠자리와 맛있는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는지 모를 일이구요. 누군가는 고생 끝에 목표한 여정을 완성할테고, 누군가는 왔던 길로 돌아서거나, 정이 가는 곳에 머무르기도 할테지요.
우리의 여정이 시련과 설렘과 아름다움과 실수와 두려움과 후회로 겹겹이 쌓여있고, 그런 여러가지의 사건과 감정들이 끝없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으로 미운 것은 미운 것으로 힘든 일은 힘든 일로 기쁜 일은 기쁜 일로 느낄 수 있는 용기도 있는 사람일테지요. 실제의 여행이던 인생의 은유로서의 여행이던 우리가 만나게 되는 순간들을 생생하게 느끼면서 또한 그 순간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아마도 우리는 길고 긴 여정을 마침내 완성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