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왜 싫어하는지 물어보면 그냥 싫다고 합니다. 모양이 맛없게 생겼고, 입 안에서의 느낌이 싫고, 손에 만져지는 감촉이 싫고, 심지어 징그럽다고도 합니다. ‘밥이 아이들 성장 발육의 기본인데. 참, 큰일이구나!’ 싶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식생활 변화로 인해 예전처럼 밥과 친하지 않아서라는 결론입니다. 그동안 우리 식생활은 밥 중심의 전통적 식단에서 많이 변화해 왔습니다. 바쁜 일상에 쫓겨 밥보다는 빵과 우유 같은 간단한 먹거리로 아침을 때울 때가 많습니다. 저녁 식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집 주변 식당에서 식구끼리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는 풍경이 이제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이런 생활의 변화가 아이들이 곡식과 친하기 어려운 까닭 중 하나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접한 것들은 이내 익숙해져서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지만, 밥에 익숙지 않은 아이들에게 곡식은 당연히 낯설고 거북하겠지요.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밥을 즐겁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밥이 최고야>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 고민이 한번에 해결되는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여러 가지 곡식을 즐거운 이야기로 만나고, 친구처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곡식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예쁜 그림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한 점이 돋보입니다. 밥 먹기가 즐거워질 만한 좋은 그림책이라 생각되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