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한·중·일의 역사를 계속해서 파고들며,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뒤지고 있다.
늘 읽고 쓰는 삶을 살다 보니, 자연스레 선조들의 공부에 관심이 미쳤다. 고상하게 인간 세상의 도리와 천지 만물의 이치를 논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잠시, 사료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조선왕조실록》부터 여러 양반 가문의 문집까지, 조선 시대에 작성된 사료들에는 입신양명의 욕망과 입시 전쟁에 관한 구절이 빠지지 않는다. 당대의 선비라 하면, 오늘날의 입시생, 고시생 못지않게 엄청난 양의 교과서와 수험서, 참고서를 읽고 외웠다. 사교육 시장은 언제나 활황이었고, 시험장 안은 부정행위 때문에, 시험장 밖은 낙방생들 때문에 시끌벅적했다. 한편 권력형 입시 비리가 끊이지 않았으니, 이 어찌 500년 전의 일로만 볼 수 있을까. 한마디로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입시 전쟁의 전형과 같았다.
그런즉 자식 공부에 골머리를 앓는 학부모라면, 공부하느라 진이 빠진 학생이라면, 교육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앞서 수난당했던 선배들의 이야기에서 묘한 동질감과 위안,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지금까지 《우리는 투기의 민족입니다》 《조선사 쩐의 전쟁》 《역병이 창궐하다》 《요리하는 조선남자》 《은하환담》(공저) 《조선왕조실톡》(해설) 등을 썼다. 언젠가는 소설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그때까지 고양이들, 또 가족과 함께 평온한 하루하루를 쌓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