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관을 역임했고, 2007년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그리고 문화예술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도자사연구』,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우리 옛 도자기의 아름다움』 등이 있다.
고려시대의 청자(靑瓷)와 조선시대의 분청자(粉靑瓷), 백자(白瓷)는 세계의 수많은 도자기 가운데서도 뚜렷한 성격을 지니며, 그 하나하나가 지니는 아름다움 역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옛 도자기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일은 우리 옛 문화를 이해하는 빠른 지름길이기도 하며, 이에 따른 기쁨도 느낄 수 있다. 옛 도자기는 우리 민족문화 유산의 하나로서 단지 그릇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옛 도자기를 이해하고 감상하기란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지만, 차츰 박물관을 드나들고 각각의 도자기가 지닌 특징들을 세심히 관찰하다 보면 어느새 친숙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관련 책들을 대하다 보면 도자를 이해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가고, 박물관을 자주 찾고 많이 보며 생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느낀다.
도자기를 이해하려 하다 보면 도자기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과 눈을 갖춘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 시대적인 배경과 성격을 이해하는 일이 보다 근본임을 깨닫게 된다.
한편 도자기를 이해하는 지름길 중 하나는 도자기를 만드는 가마의 작업장에 직접 가서 제작 과정을 지켜보고 배우는 일이다. 물레를 돌려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란 보기에는 쉽지만 실제로 해보면 실패의 연속이고 문양 새기기 역시 쉽지 않다. 한밤 가마에서 불을 때는 장인(匠人)과 함께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서 익어가는 도자를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신비로운 경험인지… 하나의 도자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지 안다면 완성품으로서 박물관에서 대하는 도자가 얼마나 새롭고 소중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려와 조선 도자가 만들어진 시대의 역사적·종교적·사상적 배경, 생활에서의 쓰임새, 기형과 문양의 특징에 관해서 배우면 배울수록 도자가 더욱 새롭게 보일 것이다. 우리 옛 도자를 이해하려면 이렇듯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고려와 조선 도자의 역사 속에서 찻그릇 작품을 살펴보고 아름다운 우리 찻사발을 감상하는 일은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과도 같기에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