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포트헤어에서 태어났다. 아프리카와 영국을 오가며 자랐고, 우간다와 케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프리카 출신이란 점과 인류학자인 할아버지 덕에 아프리카 민속 문화에 매료될 수 있었다. 초기에는 주로 판타지 소설을 썼으며, 아프리카 아이들의 책읽기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어로 쓰인 작품들은 남아프리카의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아기 하마의 독특한 여행길
남아프리카를 여행한 하마, 후베르타의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수수께끼이다. 이 어린 암컷 하마는 대체 왜 혼자서 1,600킬로미터 가까이 되는 먼 거리를 헤매며 남아프리카의 바닷가까지 내려왔을까? 우리는 이 수수께끼의 답을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야기의 파편들을 퍼즐처럼 한데 엮으며 후베르타의 속사정을 짐작해 볼 수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이 먼 길을 떠난 하마 후베르타를 목격했고, 후베르타를 둘러싼 소문도 전설처럼 점점 불어났다. 그러한 소문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고, 콩알만 한 단서를 가지고 풍선처럼 부풀려 과장한 것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믿을 만한 근거를 가진 사실로 판명되었다.
후베르타가 1928년의 어느 시점에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남게 되었는지, 또 그렇게 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필자는 최대한 그럴듯하고 이치에 맞게 후베르타의 이야기를 구성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그 속에 야생 동물과 인간 사이의 갈등을 그려 내 보고자 했다.
이 이야기 속에는 가공의 인물도 등장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뉴겔더랜드에 사는 스미스 가족, 애널리의 인디언 가족들, 해안 지역 폰도랜드에 사는 솔라니와 그의 부족들,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에서 고용한 줄루 족 사람들은 전부 내가 지어낸 인물들이다.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에서 나온 백인 남자가 토머스라는 실제 인물일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다른 인물들은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만우절 날 더반의 웨스트스트리트 약국 밖에서 후베르타를 본 사람들은 실제로 살아 있다.
이 책은 각종 기록과 문서, 신문 기사, 관련 책 등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수집한 서로 다른 맥락의 이야기들을 한데 엮어서 꾸민,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이다. 이 책이 후베르타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한 야생 하마의 독특한 여행길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