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계에서 최신의 멋진 알고리듬을 설명하고 기존의 기법들과 비교하는 구성도 고민했었다. 설명을 위주로 하고 실제 알고리듬 문제를 접하지 않으면 금방 기억에서 잊힌다는 단점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알고리듬 기법을 먼저 설명하지 않고, 문제를 먼저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게다가 제시되는 문제도 상당히 어려워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쉽게 풀 수 없다. 즉, 독자들이 어려운 문제를 접하면서 이미 알고 있는 경험과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을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아마도 기존의 교과서에서 봤던 문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행렬을 곱하거나 피보나치 수열을 계산하는 최적 방법에 대한 내용도 없다. 또한, 하노이 탑 문제를 풀 일도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 다른 많은 훌륭한 교과서들이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과연 그런 종류의 문제에 흥미를 느끼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독자들이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활용하려고 한다. 해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 참가한다. 대회를 준비하는 주최측은 참가자들이 기존 답안을 다시 쓰거나 구글 검색만 이용해서 풀 수 없도록 새로운 문제를 준비한다. 새로운 문제는 기존의 문제를 새로운 상황에 맞도록 변형하며, 참가자들이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도록 도전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이런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프로그래밍과 컴퓨터 지식은 끝이 없다. 제대로 된 문제를 고를 수만 있다면 실컷 배울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정의를 떠올려보자. 자료 구조, 즉 데이터 구조란 데이터를 구조화해 연산을 빠르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알고리듬은 문제 해결 방법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가끔은 정교한 데이터 구조 없이도 빠른 알고리듬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올바른 데이터 구조를 사용한다면 알고리듬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책을 열심히 공부하면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필자의 목표는 아니다.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의 문제 풀이를 통해 데이터 구조와 알고리듬을 재미있게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마음에 두고 썼다. 이 책에서 배울 만한 것이나, 재미난 것을 찾았다면 소감을 이메일로 보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