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효율성이 모든 가치의 우위에 서고 손익이 판단의 유일한 가늠자가 된 세태에서 그러한 계산에 익숙하지 못한 농민과 영세 상인, 그리고 그들의 삶터인 장터는 언제 어떻게 자기의 공간에서 밀려나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
그 결과는 농민들에게서 자그마한 생활의 구심점을 빼앗아 가는 것이고, 이것은 곧 우리 고유의 삶의 모습과 생각의 일부분이 사라지고 지워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훗날 전통 시장을 기리는 소박한 지상 박물관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