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노랜드』, 장편소설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중편소설 『랑과 나의 사막』, 연작소설 『이끼숲』, 산문집 『아무튼, 디지몬』 등이 있다.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때,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할 때 우리가 종족이 다른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서 나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누군가를 보면 외계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신호등 초록불이 삼 초 정도 남았는데 뛰지 않고 걸음을 멈추는 사람을 볼 때도, 길가에 핀 꽃을 찍기 위해 기꺼이 땅에 누워 버리는 사람을 볼 때도, 아이와 강아지에게 친절한 사람을 볼 때도. 너무도 당연했던 선의를 잃은 인간들 속에서 그 원초적인 힘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팔 년 전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 목 놓아 울다 문득 나무와 들풀이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나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울음을 들었을까 고민도 했다. 이 이야기는 아마도 그날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소설을 쓸 때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유아의 「숲의 아이」, 아이유의 「이름에게」, 김세정의 「SKYLINE」을 들었다. 나는 나인의 목소리가, 꼭 그들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