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졸업 후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쳤다. 담임 반 여학생들이 귓속말로 생리대를 몰래 빌리는 상황이 십수 년 전 본인의 과거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어 충격을 받았다. 인류의 절반이 겪는 생리라는 문제가 아직도 쉬쉬하는 것이 안타까워 본인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로 하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초경을 시작하여 고등학생 때부터 생리통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생리 전 증후군도 점차 심해지면서 1년 중 절반은 불편하고 아픈 삶을 살아왔다. 이 쳇바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는데 그중 몇 가지가 성공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나누는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이 책 《안녕, 생리》다.
나는 생리 전에는 생리 전 증후군을 겪고, 생리 중에는 생리통을 겪고, 생리 후에는 질 건조증이나 질염을 겪었다. 생리하는 여성이 다 이런 불편과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니라는데, 나는 죄다 당첨되어버려서 너무 불편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었다. 나의 생리불편은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래서 그 과정을, 생리하며 쌓인 수많은 불편함의 경험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들을 전하고 싶었다.
생리는 인류의 거의 절반이 겪는 일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생리에 관한 이야기가 오픈되어 있지 않다니, 적잖이 충격이었다. 아직도 학교의 여학생들이 생리대 빌리는 것을 귓속말로 속삭이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생리를 시작할 때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사람들의 가치관이 많이 변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생리에 대해 잘 알게 될수록, 내게 소중한 여자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고, 더 많은 소통의 창구가 열리면서 더더욱 많이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이 책이 나오고 시간이 흐른 후에 ‘생리’라는 컨텐츠를 여기저기서 자연스럽게 접하길 꿈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