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진화되고 있다. 누군가 그렇게 평가한다면, 진화된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진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인간성은 어떤 형태이어야 할까? 철학자 니체는 극복한 인간에게 ‘위버멘쉬’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성이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정의할 수 없다. 그렇게 전 세계를 공포의 시대로 몰아넣었던 펜데믹 시대를 거쳐 AI 시대를 맞이했다. 기발하고 미래지향적인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이기도 하다. 에덴스피어는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킬 인공생태 실험장이다. 미래의 먹거리인 인공배양육은 상상 속의 음식이 아니라 실제로 전 세계의 생명공학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며 실제 고기처럼 마블링까지 살아있는 배양육을 생산해 내고 있다. 우리가 늘 먹는 육류뿐만 아니라 과일이나 채소까지 식물배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간은 늘 필연을 추구하면서 우연을 기대했고, 근원을 아는 욕망에도 기꺼이 굴복했었다.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이기적이었고, 현명하면서 모순덩어리였다. 한마디로 어떤 단어로도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인간에 관한 이야기는 나 자신의 색깔을 혼자 규정해야 하는 일처럼 재미없고 공허할지 모른다.『호모위버멘쉬』는 인간이 성취한 무수한 가능성 일부를 끄집어낸 이야기다. 인간이 장차 어떻게 변모할지, 변한다면 그것을 과연 진화라고 할 수 있을지, 진화의 방향은 오직 번성으로만 향하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어떤 최종적 목적을 가졌는지에 관한 호기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