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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김기정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9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옥천

최근작
2024년 3월 <누가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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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글만 쓴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나는 매번 나의 재능과 노력을 의심합니다. 그러나 기어이 이야기를 다 짓고 나면, 힘든 작업은 까마득히 잊고 뭔가 답을 찾은 듯, 다시 새 이야기를 상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간 지은 책으로 《금두껍의 첫 수업》, <명탐정 두덕씨> 시리즈, 《큰일 났다》, 《폴짝이》, 《기상천외한 의사 당통》 등이 있습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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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금두껍의 첫 수업> - 2010년 3월  더보기

“날고 싶어!” 내가 열살 즈음에 하고 다니던 말입니다. 비가 갠 어느 날 갈잎나무 숲을 가로지르던 노란 꾀꼬리의 날갯짓 때문인지, 아니면 어린 나로선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던 그 높다란 산 그림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 내 마음이 온통 파닥이는 날갯짓 소리로 가득했던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때 학교 선생님은 친절하게도 아직 배우지 않은 중력의 법칙을 애써 설명해 주셨는데, 나는 그게 단지 외워야 할 시험문제 가운데 하나일 거라고만 여겼습니다. 그랬기 때문일까요? 나중에 낭떠러지와 나무와 지붕 위에서 몇 번인가 날아오르려다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만 건요. 나는 그게 중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럴수록 날고 싶은 마음만 더 간절해졌거든요. 거뭇한 콧수염이 나면서도, 이런 내 바람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땐 ‘중력 조절 장치’를 만들겠노라고 떠들고 다녔죠. 내가 자석의 미는 힘과 팽이의 원심력에 한동안 마음이 끌린 것도 그래서예요. 하지만 그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공중에 뜨기에는 내 무게가 점점 늘어만 갔고 내 안의 또 다른 욕망들도 점점 무거워졌으니까요. 그러면서 꾀꼬리의 날갯짓은 기억에서 점점 희미해 갔어요. 내가 본 산 너머의 세상도 기대치완 너무나 달라서 적잖이 실망하고 있었죠. 어쩌면 날기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절망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나이가 서른이 넘어섰고 내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어요. 그런 어느 날이었을 거예요. 내 앞에 뭔가 나타난 건요. 그건 뜻밖에도 ‘동화’였습니다. 아이들이나 읽는 것이라고 뒷전에 두었던 바로 그 이야기요. 희한하게도 그 안에 내가 잊고 있던 날갯짓과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멋진 장치들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일을 제쳐 두고 동화 쓰기에 골몰한 건 그때부터예요. 하지만 ‘이야기’는 발견했다는 것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생각한다는 것과 실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아주 다르니까 말입니다. 거듭할수록 매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렇게 10년은 내게 무척이나 짧고도 긴 나날이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날아오르는 법’을 찾아 헤매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난 여전히 땅 위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실망하고 포기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날기’를 꿈꾸는 일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를 아니까요. 여기 실린 작품 10편은 그동안 내가 찾아 헤맨 ‘나는 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언젠가는 꼭 그런 날이 오리라는 꿈. ‘나는 왜 아직도 날고 싶은 걸까?’ 그 대답을 찾아서 말이죠. 이것이 내가 동화를 쓰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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