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여자’ 크리스라는 되바라진 인간과 함께 유튜브를 시작해 110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성장시켰습니다.
“내 편집자도 좋은 대학 나와서 내 개소리나 편집하고 있잖아”라는 고용주의 폭언을 230만 명이나 보게 된 바람에 어머니 억장을 무너뜨렸을뿐더러 이런 곳에 학력을 밝히기가 무척이나 곤란해졌습니다.
늦었지만 이 책으로 무너진 억장을 조금이나마 보수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2019년 여행에세이 <피나클 사막에는 매일 다른 돌이 눈을 뜬다>를 출간했다.
‘크리스 [구 소련여자]’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크리스 [구 소련여자]’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다소 막돼먹은 러시아 사람이 등장하는.
애초부터 순탄하게 운영되던 채널은 아니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2만여 개의 악플이 쏟아지게 됩니다. 러시아 정권을 꾸준히 비판 · 풍자해온 유일무이한 유튜버였음에도 누군가에게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가해자였을 뿐이었죠.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평화를 명분으로 자판을 두드리며 평화 집회에 참여한 이를 짓밟는다면 과연 가해자의 몽타주에 가까운 쪽은 어디일지. 편집자였던 저는 유튜버 뒤에 숨어 있었지만 그럼에도 송곳 같은 낱말에 제 옅은 마음이 관통되곤 했습니다. 이 뚫린 구멍을 저뿐만 아니라 뚫은 사람들도 한 번씩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