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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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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당신의 독자적인 슬픔을 존중해>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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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한갓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며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속성이 허구와 연동한다는 진실을 적시하는 기제이기에 김갑용은 다름 아닌 소설을 쓴다.
2.
초보 양육자인 나에게 정지우는 본받고 싶은 육아 선배다. 세련된 육아법을 알려줘서가 아니다. 그는 육아하는 마음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정지우의 글은 아이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육아가 좁게는 배우자, 넓게는 공동체와의 협업인 까닭이다. 정지우는 자신을 비평의 예외로 삼지 않고, 아이라는 가깝고도 먼 타자와 관계 맺는 행위의 고충과 보람을 하나하나 밝힌다. 그러면서 충실한 사랑의 사도이기를 자임한다. 현재 삶을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그는 따르고 싶은 인생 선배다.
3.
  • 세 개의 빛 - 제1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Choice
  • 임재희 (지은이) | 은행나무 | 2023년 9월
  • 15,000원 → 13,500원 (10%할인), 마일리지 750
  • 9.1 (18) | 세일즈포인트 : 484
세 개의 빛을 포착하려면 세 개의 어둠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임재희는 빛이 그 자체로 찬란한 것이 아니라, 막막한 어둠 속에서 한줄기 위로가 되어줄 때 가치 있게 빛남을 공들여 보여준다. 그러한 빛은 희미할지언정 온기가 있다. 이 소설은 세 개의 어둠에서 ‘비폭력, 공감, 애도’라는 세 개의 빛이 어떻게 생겨나 서로 투영될 수 있는지를 끝내 증명해낸다. 이와 같은 빛은 국경을 비롯하여 구획된 경계를 넘나든 인물들이 같이 발견하고 반사한 결과물이다. 평화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문학에서 추구하고 성취되는 것이다.
4.
친밀하다기보다는 친밀함을 연기하고, 위로하는 척하면서 슬며시 배신하는 인물은 중산층만으로 한정되지 않는 현재의 군상이다. 이에 대한 어떠한 소설적 대안이 있을 수 있나. 진하리는 섣부른 해결책을 논하지 않는다. 그저 스노비즘이 장악한 현실의 양상을 투시도처럼 재현하였을 따름이다. 단편의 임무는 이로써 완수되었다.
5.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처음 번역됐을 때 한국 사회에선 갈등과 분열이 깊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의심이 팽배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 독자들에게 이 소설은 인간 사이의 믿음과 연결을 이야기함으로써 위로를 준 것. 수년간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한국인들 사이에 여전히 서로가 연결되고 싶다는 욕망이 지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9일 출고 
최재원은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작가 이력을 시작했다.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연인 관계를 잘 이어갔다면, 내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낫게 변하지 않았을까? 이런 기대를 품은 의문의 답을 실제로 찾아보려고 애쓰는 작품이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이다. 물론 그렇게 해서 얻어진 답은 처음 내가 가졌던 기대와 일치하는 법이 없다. 내 탓만은 아니다. 항상 의도를 비껴나는 결과를 내놓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냉혹하고, 누군가에게는 뜻밖의 행운을 선사하는, 인생의 불가해한 면모를 최재원은 『아무도 모르는 악당』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로 모자이크한다. 이때 그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 타임리프 같은 두 겹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대를 비롯해, 세계 안에 있는 자와 세계 밖에 있는 자, 속는 자와 속이는 자, 드러내는 자와 감추는 자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대립하는 설정처럼 보이지만 실은 긴밀하게 얽힌 구조다. 거기에 빠져들어 독자는 자신의 삶을 보태 세 겹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허구와 사실과 진실이 교차하면서 생성되는 힘은 인생의 표층을 훑으며 심층을 투시한다. 덕분에 우리는 덜 어리석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9일 출고 
「사진을 남기는 사람」에서 그녀는 사진작가의 입을 빌려 이에 대해 말한다. “섬세하게 묘사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그러니 진실하다고 믿겠지만 찰나의 진실일 뿐 영원하지 않아요. 작가의 감정에 따라 실체의 왜곡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사진은 이해가 아니라 감정의 동요라고 할 수 있어요.” 사진을 소설로 바꿔 넣으면 예리한 소설론의 일부로 해석할 수 있는 구절이다. 유희란이 이 작품을 첫 소설집의 표제작으로 삼은 요인도 이와 무관하지 않겠지. ‘기다리는 일로서의 삶’, ‘아프면서 남겨진 삶’, ‘위장 혹은 포용으로 잇는 삶’ 이후의 삶은 ‘소설을 남기는 사람’인 그녀가 작품으로 증명을 되풀이할 테다.
8.
표제작 「소비노동조합」은 집중적인 독해가 요구되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기본소득제가 시행되는 “황금시대”를 바탕으로 전도된 생산과 소비의 역학, 채권자와 채무자의 권리를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낸다.
9.
에드워드 사이드는 양 진영의 한계에 서 있는 망명자야말로 단수의 눈이 아닌, 복수의 눈을 갖는다고 설파했다. 이와 같은 중층적인 관점이 모호한 사태를 분절하고 종합하여 새로운 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임재희 소설이 독자에게 기여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녀의 소설 속 인물들은 고향으로 인해 촉발되는 세 가지 정동을 횡단한다. 그들은 때로 고향을 달콤하게 여기고, 때로 모든 곳을 고향으로 여기며, 때로 전 세계를 타향으로 여긴다. 이들은 미숙하고, 강하고, 완벽한 면모를 지닌 사람들이다.
1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8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5,670 보러 가기
지금 없는 것의 있었던 흔적, 당연히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의 없었던 자취를 몇 백 년 전 먼저 더듬어 갔던 사람이 바로 햄릿이었다. 그의 존재론적 고뇌와 방법론적 성찰을 문혜진은 『혜성의 냄새』에서 시적으로 전유한다. 몇 백 년이 지나도, 우리의 의도와 기대를 배반하는 인생이란 어쩔 수 없이 비극에 가깝다는 사실이 변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종종 역설의 화법으로 말한다. “나는 뜬눈으로 죽지 않겠다 / 나는 뜬눈으로 죽을 것이다”('스피팅코브라식 독설') 그럼으로써 문혜진은 살면서 죽고, 살아 부지하면서 죽어 없어지고,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고, 이대로인 채 이대로가 아니게, 그것이 문제이면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한다. 가능한 결정의 틀린 상태가 아니라, 불가능한 미결정의 정확한 상태로.
1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9일 출고 
인간은 누구나 ( )다. 빈칸 안에 들어갈 합당한 단어를 생각해본다. 거의 모든 동사와 형용사가 올 수 있겠지만, 긍정적인 술어보다는 부정적인 술어가 먼저 떠오른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한다는 말은 이상적인 거짓 같고, 인간은 누구나 괴롭다는 말은 비관적인 진실처럼 들린다. 초라한 내 경우를 반영하여 빈칸을 채우고 보니 하나 마나 한 말을 한 것처럼 찜찜하다. 그렇지만 어쩔 수가 없다. 아무래도 시의 언어는 행복과 완성이 아닌 불행과 결핍에 어울리니까. 서사론에 가깝다고는 하나 『시학』(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 분석 대상도 두려움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비극이었다. 고대로부터 전래된 비극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새롭게 쓰인다. 이제부터 그중에 한 가지 사례를 한 권의 시집을 통해 살펴보려고 한다. (중략) 검은 타일이 모래사장처럼 깔려 있는 욕실에서 옷을 벗는다. 물이끼로 얼룩진 거울 속 검푸른 등 유난히 배만 하얀 나는 자라도, 자라도 언제까지나 너에겐 꼬마 향고래 잃어버린 미끈한 발을 욕조에 담그고 어느새 난 바다에 잠겨 있다. 눈썹 위로 비가 내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너에게로 가기 전 숨을 고른다. 어둑어둑 검어지는 천장엔 물병자리 눈물의 수압을 밀어내며 꼬리지느러미를 힘껏 펼치는 이유를 넌 아니, 텔레파시 같은 건 이제 말을 듣지 않아 난 길을 잃고 점점 얕아지는 물길조차 눈치채지 못한 채 믿었던 꼬리지느러미조차 너의 시간은 역류하지 못한다. 힘을 다해 마지막 초음파를 쏘아올리고, 이제 나는 달려간다. 뭍이 다가오고 등에 새겨진 파도의 문장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 울컥 토해낸 바다, 숨소리 잦아든다. ― 「고래는 왜 강에서 죽었을까」 전문 이 시집의 표제작에 담긴 비극성이 이 정도다. 나와 너의 은유인 고래와 바다의 거대한 규모는 인간의 협소한 범위를 벗어난다. 정서적인 크기를 물리적인 크기로 변환한 셈이다. 물론 양자가 동일한 위계를 갖는 것은 아니다. 바다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너”에게 화자인 나는 “꼬마 향고래”일 뿐이다. 무한한 너는 유한한 나를 압도한다. 이 시에서 나는 너를 찾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네가 바다이고 내가 고래인 한에서, 실은 성립될 수 없는 여정이다. 고래가 바다에서 살 수밖에 없듯이 나는 네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편안히 숨 쉬고 있을 때는 세상에 공기가 있음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너와 언제나 함께 있는 현실을 나는 특별하게 의식하지 못한다. 시의 제목이 묻는다. 고래는 왜 강에서 죽었을까? 바다인 너의 덕분에 나는 살아가고 있는 것인데, “길을 잃고 점점 얕아지는 물길조차 눈치채지 못한 채” 너를 찾으러 나는 강으로 간다. 온전한 너는 여기에 있는데,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내가 특정한 너에게로 가려고 애쓰다 죽게 되는 비극이다. 본래 하나였던 너와 나는 영영 이별하고 말았다. 자신이 한 선택과 행동이 스스로를 나락으로 내모는 이 시에는 독자로 하여금 두려움과 연민의 감각을 벼리게 하는 비극적인 서사가 내재해 있다. 고래가 강에서 죽은 까닭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결과다. 그러니까 이것은 처음에는 보이지 않다가 점점 커져, 결국에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 간극에 대한 시다. (중략) 고래-달팽이-물총새로 연계된 동물과 인간의 비극론 세 편을 통해서, 관계의 불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되, 관계의 거리가 내포하는 유동성을 탐색했다. 나름대로 고심했으나 해명하지 못한 부분이 적지 않다. 가까워지려고 하면 멀어지고, 멀어지려고 하면 가까워지는 관계의 반동적 메커니즘을 비롯해 이 시집에 대한 풍부하고 정치한 접근이 더 많이 요청된다. 한 사람의 독자가 쓴 이 글은 시집이 가진 의미망의 극히 일부를 거론했을 뿐이다. 나머지 과제는 <고래는 왜 강에서 죽었을까>를 읽고 있는 또 다른 독자, 바로 당신에게 부탁한다.
12.
거짓말 자격증을 취득하고 등급을 높이려는 사람들은 오히려 약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상대를 농락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세계로부터 농락당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장려하는 체제의 목적은 간명하다. 모든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울지언정 의심을 부추기는 메커니즘 자체는 부정하지 못하고, 모든 사람과 싸울지언정 투쟁을 야기하는 사회에는 감히 대항하지 못하는 약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진짜 강자는 특정한 개인이 아니다. 거짓말 자격증을 발급하고, 그것이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거짓말의 이데올로기 - 지금 우리가 살아 내야 하는 세상이다. 전석순은 이러한 ‘소설적 진실’을 쓴다.
13.
무엇보다 나는 이 작품을 쓴 작가가 장편 『표백』으로 등단한 ‘장강명’임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그의 데뷔작을 또렷이 기억한다. 아무것도 색칠할 수 없는 흰 그림 같은 세상에서 청년 세대는 표백되어 간다. 그들은 본인의 피로 하얀 전쟁터를 물들인다. 오늘날 젊은 날의 초상은 스스로의 존재를 오직 죽음으로써만 선언하는 붓질로밖에 그려지지 않는다. (……) 가까이에서 보면 정글이고, 멀리서 보면 축사인 장소가 한국이다. 치열하게 아귀다툼하는 사방에 커다란 울타리가 쳐져 있다. 이곳의 주인은 약자를 홀대하고 강자를 우대한다. 그는 차별적 포함과 배제의 메커니즘으로, 담장 안쪽의 모든 이를 통제하고 순종시킨다. 자유를 영위하며 사는 줄 알았던 곳이 실제로는 거대한 사육장이었던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서의 탈출을 꿈꾸고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주하지 않고 결행함으로써 그녀는 또래와 엇비슷한 생활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에 도전한다. 과연 계나는 먹고 사는 데 급급한 생존을 존재하는 삶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해설에서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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