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스웨덴의 대표적 작가 사라 스트리츠베리와 사라 룬드베리가 『여름의 잠수』 이후 다시 한 번 강렬한 그림책으로 찾아왔다. 그림책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는 주제의 이야기에 깊이와 철학을 담아내는 사라 스트리츠베리는 『여름의 잠수』에서 마음의 병으로 깊은 슬픔에 잠긴 아빠와 그런 아빠를 이해해보려 애쓰는 어린 딸의 여정을 시적인 언어로 담담하게 그려내었다. 그리고 자칫 무겁기만 할 수도 있었을 이 이야기에 사라 룬드베리는 밝고 강렬한 색채의 수채화로 슬픔의 한가운데를 담담하게 통과하는 낙관을 표현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그림책 『저녁이면 눈 냄새가 난다』는 한겨울 천진한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상실과 그리움을 그려내는 동시에, 상실의 과정에 있을 때 비로소 보이는 삶의 숨겨진 의미들을 담아내고 있다. 사라 스트리츠베리는 상실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며,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끝내 그것을 찾아내지는 못할지라도, 예상치 못한 다른 것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삶의 여러 장면들을 눈에 담고 그 숨겨진 의미의 일단을 붙드는 일은 상실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일지 모른다는 깨달음에 좀처럼 가시지 않는 여운이 남는다.
● “저녁이 되면 눈 냄새가 나.”
: 겨울 저녁, 그리움이 눈처럼 내린다
금방이라도 진눈깨비가 내릴 것 같은 초겨울의 풍경에서 빨간 누비옷을 입은 늑대가 가만히 그네에 앉아 있다. 늑대는 생각한다. 누군가 자기를 부를 때까지 계속 밖에 있겠다고. 지난겨울은 즐거웠는데 지금은 나무 위 까마귀들도 화가 난 것처럼 보이고 쓰레기통에 사는 쥐들마저 보이지 않는다. 늘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내던, 어디에서든 반짝이는 것들을 발견하곤 했던 ‘너’, 작은 늑대가 곁에 없기 때문이다.
여느 때처럼 숨바꼭질을 하느라 즐겁던 지난겨울 어느 저녁, 술래가 된 ‘나’는 있는 힘껏 빨리 천을 센다. “하나, 여덟, 스물둘, 스물아홉, 마흔하나, 서른다섯, 쉰여섯, 아흔여덟, 천! 이제 찾는다!” 나무 기둥 뒤에 몸을 숨긴 너와 친구들을 얼른 찾아내 한바탕 웃게 되리라고 상상하면서, 마구 건너뛰고 순서도 틀리면서 숫자를 센다. 재빨리 천을 세고 돌아보았는데, 너는 아무 데도 없다. 불 꺼진 집들만 나를 둘러싸고 있다. 금방이라도 네가 나타나 축축해진 벙어리장갑으로 눈을 가리고선 “넌 없어진 것을 찾는 데 영 소질이 없구나!” 하면서 깔깔거릴 것만 같은데….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비슷한 장면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한때 나의 세상을 온통 반짝이게 한 존재를 어느 순간 잃어버렸다면, 언제나 나를 웃게 했고 함께 있으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던 존재가 돌연 사라진다면, 한동안 나는 그 순간에 붙박인 채로 살아가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된다. 겨울 저녁 공기가 머금고 있는 눈 냄새는 나를 바로 그 순간으로 데리고 가면서 내내 간직하고 있던 그리움을 다시 불러낸다.
● 그리움 속에서 만나는 삶의 여러 장면들
: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우리는 다른 것을 만나기도 한다
“거기 누구 있어?” 늑대는 힘껏 외쳐보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나무 기둥 뒤에서 으스스한 분위기의 여우가 이쪽을 힐끗 바라보고 어마어마한 몸집의 무스들이 무심한 시선을 보낼 뿐이다. 트롤들은 자신과 친구들이 즐기던 숨바꼭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향락을 즐기고 있다. 어리둥절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너를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연못을 들여다본다. 그곳에서는 신비로운 장어가 까마득히 먼 곳에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다. 커다란 돌을 들어 올려 보니 작디작은 개미들이 부지런히 자신들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와 네가 함께 알고 지내던 친구 고양이를 만나 퍼뜩 반가웠지만, 그는 그냥 가버린다. 점점 어두워지는데 별들은 빛나지 않는다.
사라 스트리츠베리는 상실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며,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끝내 그것을 찾아내지는 못할지라도 예상치 못한 다른 것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을 여러 등장인물의 외양과 행동을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성장은 상실을 앞세우고 온다. 예기치 못하게 삶의 여러 장면들을 눈에 담고 그 숨겨진 의미의 일단을 붙드는 일은 상실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일지 모른다.
● “나는 눈을 감고 천까지 수를 셀 거야.
그리고 몸을 돌리면, 다시 네가 있을 거야.”
: 잊히지 않고 간직되는 그리움
천선란 소설가는 이 책을 추천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거리에 쌓인 그리움이 내 머리와 어깨에도 내려앉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는 순간, 그 마주침이 덜 시리도록 온기가 되어주는 그림책이 여기 있다. 몇 번씩 소리 내어 문장을 따라 읽어 본다. 나와 같이 헤매는 늑대가 이곳에 있다. 그리움이 내린, 누군가 영영 숨어 버린 쓸쓸한 세상에 남겨진 것이 나만이 아니라는 위로가 이곳에 있다.”
누구나 생의 여러 과정에서 피할 수 없이 상실을 맞닥뜨린다. 천선란 소설가의 말처럼 우리는 “그 마음을 돌파하거나 이길 재량이 없”으며 “얼마 동안 깔려 있다가 그것을 짊어지고 일어날 수 있을지 때를 기다릴 뿐이다”. 당연하게도 상실 뒤에 따라오는 그리움은 어른들만의 감정이 아니며 어린이의 그리움은 때로 더 선명하고 절절하다. 그 그리움은 잊히지 않고 간직될 것이며, 삶을 계속하는 일은 아마도 자신만의 작은 늑대를 향해 이렇게 조용히 읊조리는 일인지 모른다. “이제 센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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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눈 냄새가 난다> 미니 포스터 6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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