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서 찾아낸 12개의 이야기
중앙아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만난 12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책으로, 개별적인 중앙아시아의 나라, 혹은 특정 작가나 작품만을 평면적으로 소개하기보다는, 거대한 정신적 공동체로서 중앙아시아에 면면히 이어져 온 위대한 이야기의 유산들을 다양한 도시와 작가들의 이야기와 함께 엮어서 들려준다.
음악과 삶을 위해 자유를 열망했던 22살의 피아니스트, 유리 예고로프의 망명일기. 저자 빔 더 한은 유리 예고로프에 관한 모든 자료를 볼 수 있는 웹사이트와 생전 연주목록과 녹음음반들을 상세하게 수록한 디스코그래피를 만들고 네덜란드 방송국에서 연주했던 라이브 녹음테이프를 찾아내 음반으로 제작하는 등 유리 예고로프의 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알리는데 헌신하고 있다. 유리 예고로프의 원본 일기장과 이탈리아 신문을 그대로 스캔하고 번역한 이 책은 수많은 연주여행지의 입국도장으로 빼곡한 정식 여권 등 그야말로 유리 예고로프가 남긴 유품들로 만들어졌다. 한국판은 2008년 워너뮤직에서 발매된 〈유리 예고로프- 마스터 피아니스트〉 앨범에 수록된 파르한 말릭의 해설과 클래식 리뷰 매거진 〈〈그라모폰〉〉 2020년 8월호에 게재된 팀 페리의 리뷰를 추가로 실었다.
음악사에서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의 위치는 여러 가지로 기묘하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음악가로서 널리 알려졌지만, 어느 영역에서도 제왕적이거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지는 못하는 불운한 천재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슈만은 정말로 그냥 베토벤과 브람스 사이에 놓인 작곡가인가? <슈만 평전>의 저자 이성일은 그러한 슈만의 자리매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이백여 년 전 먼 유럽에서 벌어진 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하나의 이야기로 펼쳐놓는다. 한 인간의 삶을 제대로 만나는 것은 곧 그의 예술을 이해하는 첩경이 되기에, 이 책은 슈만과 관계된 사람, 사회문화적 환경, 음악의 내력과 뿌리를 최대한 폭넓게 보여주며 슈만이 어떤 인물인지 볼 수 있는 너른 시각을 제공한다. 클라라의 영원한 사랑, 브람스의 스승, 라인강에 몸을 던진 비극적인 광인…. 우리는 이런 단면 그림을 넘어서서 낭만주의 한복판에 서 있던 한 음악가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예술과 비평, 음악과 문학, 낭만적 사랑과 내적 고독, 어두운 내면과 반짝이는 환상 등을 그처럼 철저하게 보여주는 예술가는 없었다. 슈만은 우리 생각보다 큰 사람이다. 슈만의 의미는 우리의 짐작보다 더 무겁다. <슈만 평전>은 그것을 말하기 위해 세상에 나온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