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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식이라도 예쁜 그릇에 담으면 더 맛있어 보인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말도 예쁜 그릇에 담아 본다. 넘쳐나는 '말투' 관련 책들의 도움도 받는다. 그럼에도 말은 좀처럼 늘지 않는다. 계속되는 말실수만큼 상처 받는 사람도 늘어만 간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아무리 좋은 말들을 주워 담으려 한들 말 그릇이 작으면 다 소용 없는 일이라고 일갈한다. 그릇의 모양도, 그 안에 담긴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릇의 크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릇은 충분히 단단해야 한다.
그릇에는 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능력이나 도량 또는 그런 능력이나 도량을 가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결국 나의 말 그릇은 나라는 사람의 됨됨이 그 자체다. 나의 말에서 마음이 느껴지는가? 나의 말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나인가, 내 안의 상처인가? 나는 내가 한 말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 책은 말을 담고 내뱉는 사람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고 대화 기술을 도외시하지는 않는다. 그릇을 키워 담아내야 할 것은 결국 좋은 말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