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의 <수상록>은 1965년에 간행된 손우성의 완역본이 반세기 넘게 재간행되고 있지만, 낡은 번역문을 윤문하며 의미가 달라지는 등의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었다. 반세기 만의 새로운 완역본 『에세』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중세 프랑스어와 씨름한 번역자의 15년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비록 번역과 편집 모두에서 아쉬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번역을 통해 고전의 가치를 새로이 일깨운다는 점에서는 모범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박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