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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사망자의 사망 원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재해가 무엇일까? 허리케인? 태풍? 수해? 정답은 폭염이다. 심지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의 수는 다른 모든 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의 합계보다 훨씬 높다. 이제 여름은 낭만을 찾기엔 잔혹하게 더워졌다.
기후 저널리스트가 쓴 이 책은 폭염이 우리를 죽이고 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더우면 에어컨을 켜면 되지"는 한없이 나이브한 발언이다. 에어컨은 전기를 많이 잡아먹고,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폭염을 부추긴다. 최악의 악순환이다. 가난한 이들은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놓을 돈이 없다. 그저 버틸 뿐이다.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간의 몸은 일정 온도 이상에서 순식간에 열 경련과 열사병을 일으킨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야생동물들도 거처를 옮기고 있다, 이 말인즉슨 인간과 닿을 일 없던 전염병 매개체들이 인간의 서식지와 가까워진다는 말이다. 이미 과학자들의 입에선 여러 전염병들의 이름이 쏟아지고 있다.
책이 증언하는 현실과 예측하는 미래는 온통 암울하다. "믿을 수 없다"고 외면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책 속의 주장들은 모두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과학에 근거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두고 "<안네의 일기>만큼 우울하지만 전 지구 80억 인구가 필독해야 할 책"이라고 말했다. 이미 늦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라도, 조금이라도 막아야 한다. 초여름의 날씨라곤 믿을 수 없이 뜨거운 6월, 조급한 마음으로 주변에 권하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