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어린이를 상상하지 마시오."
'동시'가 주는 인상은 밝고 통통 튄다. 어린이만의 시각으로 본 세상은 좀 더 빛나고 윤택할 것 같다. 음식 모형이 비쳐내는 빛처럼. 그러나 최휘 작가의 시선으로 쓴 동시는 그렇지 않다. 어린이가 가진 불안을 정면으로 응시하여 녹아낸 시구들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인다.
"나는 다 컸나요"라고 물어보는 화자, "어른들은 왜 질문을 이렇게 할까요"라고 의문을 가지는 화자, 성격이 모나지 않다는 말에 "넌 성격이 참 둥글둥글하구나/이런 말, 멍청이 같다는 말로 들려서 싫"다고 말하는 화자. 기존에 어린이에게 요구하는 밝고 명랑한 이미지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화자는 항상 무언가를 요구하는 어른들을 향해 "꽃 화살"을 날린다.
뜨거운 여름에 태어나 뜨거운 마음으로 오롯이 자신으로 살아가는, "여름 아이". 아프면서 성장하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아름다운 시집이다. 제10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 어린이 MD 임이지 (2022.10.28)